죄씨/월간일지

[죄간일지] 죄씨의 1분기 보고서

죄씨 2025. 6. 15. 22:37

분명 뭔가가 잘못되었다.
주변에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게나 말이다 나도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삶을 유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생각하기조차 귀찮아서
해야할 것들도 왜 해야하는지 몰라서 다 내팽겨쳐두고 살아갔다.
 
진심을 확인하려면 그의 행동을 보라고 했던가
이 글을 마무리 할 때 쯤이면 나의 진심이 뭐였는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1. 여행

 
작년의 나는 화려한 휴가를 꿈꾸며 일했다.
12월이면 일이 대강 끝날 것을 알았고 
3월까지는 쉬게 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연말이 되면 코인의 상승이 올 것을 알고 있었고
죄씨 페이즈2에 돌입하기 전
심신을 회복하며 생각정리를 하려고 계획을 짜고 있었다.
 
혼자 여유 좀 즐기며 내 자신을 돌아보는 일본여행과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풀어버릴 친구들과의 해외여행
두 가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인생은 생각처럼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그전부터 해외여행을 얘기하던 친구들은 대학생 신분이라 돈과 시간이 별로 없었으며
이미 나와의 여행 전에 한번의 여행을 갔다온지라 부담을 느껴하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애써 부정하며 밀어붙였지만 결국 진행되진 않았다.
 
친구들도 나의 기대감에 부흥하려고 노력은 하였다.
우린 예산과 일정을 조율하고 어디로 갈지 까지 다 정했었다.
그러나 친구의 알바를 뺄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미 시작부터 억지로 끌어올린 텐션은 수명을 다 해
계획이 무산되어버렸다.
 
이후엔 일도 중간중간 나가게 되어서 혼자만의 여행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제기랄.
 


2. 죄씨도약계좌

 
는 1년 더 연기되었습니다.
 
연말 상승장까진 예상했다.
믿지 않겠지만 트황상의 BJ 데뷔 후 하락까지도 예상했다.
 
그러나 상승장엔 이미 도파민이 터져있었고
하락의 폭은 내 생각보다도 훨씬 컸다.
 
죄씨도약계좌의 최소 목표치도 깨져버렸지만
아직 손을 놓아버릴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의 시간을 인내한 나니까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놓을 때가 아닌 더 들이부어야 할 때라는 것을
언제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었기에.
 
내 장기프로젝트는 5년이였지만 
찐막으로 1년만 더 연장해보고 인정할게.


3. 관계

 
모든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
내가 없으면 관계 또한 없다.
 
내가 잘되어야 주변을 도와줄 수 있고
주변이 잘되면 세상이 더 잘 돌아간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괴물이 되기 쉽고
세상의 파도에선 내 중심을 잡기가 어려우니
주변의 도움없이는 살아가기가 힘들다.
 
나의 부족한 생각들에는 살을 붙여주고
잘못된 태도에는 되돌아보는 거울이 되어주니
내 곁에 머물러줌에 있어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중요한 존재들이기에 놓지 않으려고 하였다.
생각이 다름에도 그들이 틀렸다고 단언하지 않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는 과정 중에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니.
 
그러나 이젠 놓아줄 때도 된 것 같다
각자의 인생을 위해서.
 
모두 소중한 시간을 각자의 인생을 위해
열심히 달려나가는데 쓰고 있다.
거기에 서운함을 느끼거나 이해를 바랄 수 없다
우린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니까.
 
그들이 자신의 인생을 선택했듯
나도 내 인생을 선택해야될 때가 온 것이겠지.
 
어차피 관계란
잡는다고 잡아지는 것이 아니듯
놓는다고 놓아지는 것이 아님을 안다.
 
문제를 삼지 않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국 모든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


4.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야사시한 히토
 
다정함이 주는 따뜻함
부드럽지만 단단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것이 나를 일으켜주었으니까
그것이 진짜 강함이라고 믿으니까.
 
그러나 난 나약했다
결국 어쩔 수 없었다라는 비겁한 말을 꺼내며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뭐가 정답인지 알고 있으나
정정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나를 
세상은 뭐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살아가야한다
나는 나를 죽일 수 없으니까 말이다.


5.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젊음을 열심히 낭비했다.
 
먹고 자고 운동하고 작품들을 즐겼다.
 
낭비한 인생은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 충분한 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렇게 즐기겠는가.
 

이것이 젊음의 특권이지.


1분기 동안 감상한 작품

 

1월

더폴 디렉터스 컷 - 손가락에서 개빵터짐, 주인공이 아닌 삶의 말 못할 고통이란.
데데디디 파트1 - 나약한 내가 강해지는 법은 무언가를 지키는 것.
 

2월

서브스턴스 - 현실의 잔혹함과 달콤한 제안, 중독의 위험성.
데데디디 파트2 - 너만 지키면 상관없어 이 세상따위는, 나에게 넌 절대적이니까.
진격거 시즌 1 - 아니쨩 따랑해
진격거 시즌2 - 짭미르야 행복해야한다..
진격거 시즌3 - "그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어, 전부 어쩔 수 없었던 거야. 세상은 이렇게나 잔혹하니까"
 

3월 

그시절,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 어떤 직업이 아닌 어떻게 살고 싶었는가?
미키17 - 나도 이런 내가 싫지만 난 나를 죽일 수 없어, 너도 마찬가지겠지.
퍼스트키스 - 그럼에도 다시 한번.
진격의거인 시즌4 - 각자의 입장만 있을 뿐, 누가 선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진격의거인 찐찐막 - 이해와 존중의 중요성.
체인소 맨 - 난 어쩌면 덴지쿤과 비슷한 상태일지도
 
앞으로도 더 많은 작품을 보며 다양한 생각과 감정들을 느껴보고 싶다.
작품에 대한 생각도 교류해보고 싶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 얘기를 별로 안 좋아하니까
자유로운 이 공간에 더 기록해볼게.


마무리

 

쓰고 봐도 뭐가 진심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기록하는 것은 재밌다.
 
젊음이란 0이 기본값이다.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이며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다녀도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 있는 귀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하는 모든 것은 나의 진심이 닮겨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허투루 보낸 시간들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낭비한 젊음을 기록하다보면
그 기록에서 뭔가를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뭐 적어도 추억은 되잖아?
 
앞으로도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계속해서 기록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