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인서타 스토리에 공유해서 알게 된 영화가 있었다.
눈을 사로잡는 파스텔 색감과 유쾌함.
마고로비.

이건 개봉하면 무조건 봐야지 싶었었다.
하지만 개백수가 되고나니 돈이 없어서 문화를 즐길 수 없었던 나.

개봉한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순위가 낮네.
평점이나 구경해볼까?
어라.
평점을 보지 말 걸 그랬나.
페미니즘?
썩 반갑지 않은 단어인데. 보지말까.
예고편을 다시 보고 고민하자.

이건 봐야지 ㅋㅋ
스타트가 좋지 않아. 망할 영감.
조조로 영화를 예매한 뒤 영화관에 들어간 나.
혼영하는 이유 중에 하나를 뽑으라면 공간감이다.
친구 눈치를 안봐도 되니 훨씬 편하게 영화에만 신경을 쓰는 것도 한몫한다.
근데 웬 걸. 어떤 할아버지가 혼자 내 뒤에 앉는 것이 아닌가.
팝콘을 질겅질겅 씹으며 말이다.
아 그럴 수도 있지 ㅋㅋㄹ 하며 영화를 감상하는데
역시 불안했던 내 촉이 맞았지.
영화를 보는 내내 입 벌리고 트림하는 미친빌런이였다.
할배요. 다음부턴 입마개 하고 보쇼. 디지기 싫으면.

영화는 재밌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인형이란 무엇인가.
바비의 탄생과정으로 얘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연출과정에서 바로 느꼈다.
이 영화 시작부터 대놓고 약 빨았구나.

영화 시작부터 개그코드가 맞았던 나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웃음을 참느라 애썼다.
켄 이자식이 내 웃음벨이였다.

킹받는 모멘트들이랑 영상미와 펑키한 사운드.
그리고 마고로비.
도대체 안볼 이유가 없다.

역시 문제는 페미니즘?
주제가 워낙 논쟁거리인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분명 보고 나서도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가지고 왈가왈부 할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럴 것이고.
하지만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는 그게 다가 아님을 느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최대한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서 거부감을 없게끔 만들려고 애쓴 티가 났다.
영화가 '바비'니까 좀 더 여자에 치중되었겠지만.
망연자실한 켄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힘들었겠구나. 그럴 필요 없어 라며 위로를 해주고.
우리 모두 틀에 박힐 필요 없고 결국 나 다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바비는 바비. 켄은 켄.
나는 그저 나다.

바비가 주려는 메시지.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우리는 결국 완벽할 수 없다.
이건 남자여서도 여자여서도 아니라 그저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노력을 하고 책임만 진다면.
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은가?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뭐가 됐든.
그것을 하는 것에 있어서 어떤 틀에 박혀있을 필요도 없고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다.
사실 정답 같은 거는 없었고.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
그 자체로 정답이다.
유의할 점.
1. 페미니즘 영화이니만큼 대놓고 페미니즘 얘기를 한다.
그러나 우려할만큼은 아니다.
영화는 충분히 발작버튼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고
유쾌하고 센스있게 풀어서 만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언어적으로만 해석하면 불쾌할 수도 있다.
여성은 이렇게 이렇게 힘들다 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대충 남성에게도 포함되는 내용이라.
나는 전체적인 흐름상
”우리 모두 힘드니 서로 이해해야하고 우리를 옥죄는 그 틀을 깨부셔야 한다“ 로 받아들였다.
바비 재밌겠다 > 왜 고민?
페미니즘? 극혐. > 어.. 보지 마세요.
페미니즘? 흠.. > 고민해볼만 합니다. 벝 추천
2. 너무 유치하다.
나는 이 부분이 킹받아서 너무 웃기고 마음에 들었지만.
분명 유치해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보통 불닭은 매워서 좋아하고 매워서 싫어하는 거니까.
항마력이 딸린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페미니즘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 영화에서는 페미니즘의 이상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이상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이상으로 남아있을 때 얘기다)
요즘 사람들이 버튼만 눌리면 앞뒤 안보고 달려들어 제대로 대화도 안통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 것 같다.
바비도 그 중 하나의 피해작이 되는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바비는 이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그래 너도 많이 힘들었지.
모든 것에서 벗어나 너 다워져 보렴.
넌 너 스스로 일 때가 빛나는 법이니까.
우리 모두 나답게 살자.
오늘의 영화. 바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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